
여름은 뜨거운 태양, 시원한 바닷바람, 장맛비 같은 이미지로 가득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여름’이라는 말도, 본래는 수백 년의 시간 속에서 발전한 언어입니다. 조상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자연에 밀접하게 살아갔기에 계절마다 수많은 이름과 표현을 만들어냈습니다.
과연 ‘여름’은 예전에는 뭐라고 불렸을까요?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정서와 문화가 담겨 있었을까요?
여름의 옛말,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전통 표현 | 의미 또는 사용 맥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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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夏) | 한자어로 ‘여름’, 사계절 중 둘째 계절 |
열음 | 순우리말, ‘여름’의 고어 표현 |
하절(夏節) | 여름철이라는 뜻, 문헌에 자주 등장 |
염천(炎天) | 매우 뜨겁고 무더운 하늘, 여름철 날씨 |
삼복(三伏) | 초복·중복·말복, 더위의 극치를 말함 |
1. ‘여름’이라는 말의 유래
‘여름’은 순우리말로서 고대 한국어에서 사용된 ‘열음’이라는 표현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열다’는 의미에서 비롯되어 자연이 완전히 열리고, 기운이 활짝 퍼지는 계절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반면 ‘하(夏)’는 한자로, 중국에서 유래한 사계절 명칭이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면서 문헌과 공식 문서에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음력 4월에서 6월까지를 ‘하절(夏節)’로 불렀고, 왕실의 기후 기록에도 이 용어가 등장합니다.
2. 염천과 삼복, 무더위를 표현한 옛말들
조상들은 단순히 ‘여름’이라는 이름 외에도 더위의 강도나 시기별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 염천(炎天): 불같이 뜨거운 하늘이라는 뜻으로, 가장 무더운 여름날을 표현할 때 사용되었습니다.
- 삼복(三伏): 음력 6~7월에 해당하는 초복, 중복, 말복의 세 시기를 가리키며, 예로부터 보양식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 더위 먹다라는 말 역시 ‘기력 쇠약’이라는 상태를 자연 현상과 연결시킨 표현입니다.
3. 문학과 속담 속 여름 표현
한국 전통 시조나 고전 문학 속에서도 여름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한여름 땡볕 아래 서리 내리는 밤이 그립도다”
— 여름의 더위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고전 문장
또한 속담에서도 여름은 농사, 시간 감각, 건강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쓰입니다.
- “여름날 짧은 그늘도 소중하다”
- “삼복더위는 사흘에 끝나도 탈이 난다”
이처럼 여름은 단순한 계절을 넘어서 생활의 지혜와 인문학적 상징이 결합된 시간이었습니다.
결론: 언어로 남겨진 계절의 기억
현대의 우리는 ‘여름’이라는 말 하나로 계절을 표현하지만, 조상들은 자연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각 시기와 날씨에 따라 다양한 언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그 자체로도 풍성하지만, 그 속에 담긴 언어의 깊이를 이해하면, 일상 속 계절의 감성이 더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말 속에도 과거의 지혜와 자연에 대한 존중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 한 번쯤 되새겨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